
마트 장난감 코너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안 돼, 다음에 사자"라고 실랑이해본 적 있으시죠? 요즘 아이들은 현금보다 카드를 쓰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카드를 기계에 넣기만 하면 무한정 물건이 나온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현금을 직접 쥐는 기회가 적어지다보니 아이들은 돈의 수량이 더욱 가늠이 되지 않아서 1,000원짜리 물건과 1,000,000원짜리 물건의 가치가 다른 것의 차이도 잘 느끼지 못할 것 같아요.
저희 아이 또한 맛있는 딸기를 10개, 100개를 사달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사달라고 할 때 '이건 비싼거라 안 돼'라고 말하기도 난감하기도 합니다. 돈이 없어서 안 된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무작정 다 사주기도 어렵고 많이 고민이 되곤 합니다. 저는 단순히 "응, 돈 벌어서 사줄게"라고 답하기보다,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해 주려 노력하고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제 공부를 하긴 이른 나이 같긴 하지만 오늘은 우리 아이를 현명한 소비자로 키우는 5세 맞춤형 경제 교육 실전법을 공유합니다.
돈은 '노력의 대가'임을 알려주세요
아이들에게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과 정성,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것을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 엄마의 일터 보여주기: 저는 제가 일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살짝 보여주곤 합니다. 돈은 '가치를 제공한 대가'라는 점을 은연중에 심어주는 것이죠. 그리고 재미없어도 해야할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힘든 가치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죠. 저에게 이 방법은 유치원을 보낼때도 유효합니다. 유치원을 가기 싫다는 아이에게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것이 있어"라고 하면 아이가 납득을 하거든요.
- 집안일 참여와 보상: 5세는 '심부름'을 아주 좋아할 나이입니다. 양말 짝 맞추기, 수저 놓기 등 아주 작은 일을 돕게 하고, 그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칭찬 스티커 더 크면 작은 용돈도 좋아요)을 줌으로써 '내가 무언가를 기여했을 때 보상이 따른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체험하게 합니다.
마트 가기 전, '필요(Need)'와 '욕구(Want)' 구분하기
경제 교육의 핵심은 '선택과 포기'를 배우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죠. 사실 이건 어른인 우리에게도 많이 힘든 일이긴 합니다. 아이에게 무작정 사지말라고 가르쳐놓고 오늘은 '그래도 특별히 엄마/아빠는 이것은 사볼까. 고생한 나에 대한 보상이야' 이러고 원하는 것을 사버린다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어른이 가르치는 것과 행동이 달라 올바른 교육이 될 수 없습니다. 어른의 행동을 거울 삼는 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어른들도 함부로 사면 안됩니다.
- 장보기 리스트 만들기: 마트에 가기 전, 집에서 아이와 함께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살 것들을 정합니다. "오늘은 우유랑 사과, 달걀을 살 거야. 이건 꼭 있어야 하는 '필요한 것'들이야."
- 장난감은 '욕구'의 영역: 장난감 코너에서 아이가 멈춰 선다면 이렇게 말해줍니다. "와, 저 로봇 정말 멋지다! 그런데 이건 지금 꼭 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갖고 싶은 걸까?"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죠. '필요한 것'을 먼저 사고 남은 예산이 있을 때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우선순위를 가르쳐야 합니다.
3. 저의 실전 에피소드: "만원의 행복, 아이와 함께하는 장보기"
하루는 아이에게 만 원짜리 한 장을 쥐여주고 마트에 갔습니다. 아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평소 갖고 싶던 장난감 앞으로 돌진하더군요.
"이건 만 원으로 살 수 없어.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과자는 살 수 있어. 어떻게 할래?"
아이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국 장난감을 포기하고 작은 과자와 가족들이 먹을 바나나 한 송이를 골랐습니다.
결제할 때 직접 카드를 찍어보게 하며 "이 카드는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이 들어있는 거야. 이제 바나나만큼 돈이 줄어들었단다"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날 아이는 자기가 직접 예산 안에서 '선택'한 장난감을 평소보다 훨씬 소중히 다루더라고요. 만족 지연(Delayed Gratification)을 가르치는 날 이였습니다.
5세 경제 교육,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 현금과 카드를 함께 보여주세요: 가끔은 현금을 직접 지불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돈이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시각화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내면 거스름돈을 받아오는 거야"라는 과정도 아이에겐 신기한 경제 공부입니다. 저의 경우 현금으로 결제하는 일이 생길 경우는 직접 사장님에게 아이가 돈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그 과정을 통해 매우 즐거워 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사기 위해 가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고 있습니다.
- 부모의 소비 습관이 거울입니다: "돈 없어!"라는 부정적인 말 대신 "우리에겐 지금 더 중요한 곳에 쓸 돈이 필요해"라고 긍정적이고 계획적인 언어를 사용해 주세요. 또한 필요한 것이 아닌 원하는 것만 자꾸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마세요. 충동구매하는 부모님을 보며 올바른 경제 습관을 가지기를 바라는 것은 과혹합니다.
- 기부의 가치를 가르쳐주세요: 번 돈을 나(소비), 저축(미래), 그리고 타인(기부)을 위해 나누는 법을 알려주면 아이의 자존감과 공감 능력도 함께 자라납니다. 저도 요즘에 아이와 같은 나이의 해외 아동에게 함께 기부를 해볼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경제 교육은 단순히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이라던가 어려운 개념을 꼭 알려주지 않아도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죠.5세 아이에게 지금 당장 주식이나 복리를 가르칠 수는 없지만, 엄마와 함께 마트에서 사과 한 알을 신중히 고르는 경험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강력한 경제 수업이 됩니다. 오늘 하원 길, 아이와 함께 '우리 집 살림 리스트'를 만들어보며 작은 경제가 돌아가는 즐거움을 나누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