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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공부 정서 (조기교육, 유아발달, 학습태도)

by mystory45338 2026. 3. 5.

거실 바닥에 엎질러진 물을 아이가 스스로 걸레로 닦아보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이를 옆에서 인내심 있게 미소 지으며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


솔직히 5세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서 패드 학습지 하는 얘기를 듣고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한글도 제대로 못 읽는데, 이미 연산하는 아이들 보면 '우리 애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불안했거든요. 지면 학습지를 결제하기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립 유치원 선생님이자 두 아이 엄마인 박금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으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5세 시기에 정말 중요한 건 학습지 몇 장을 풀었느냐가 아니라 아이가 '배움' 자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유치원 입학을 맞아 책을 본 것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공부 정서란 무엇이며 왜 5세부터 중요한가

혹시 '공부 정서'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저는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공부 정서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태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공부할 때 즐겁고 궁금해하는지, 아니면 두렵고 피하고 싶은지가 바로 공부 정서입니다(출처: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 저 같은 경우는 어릴 때 공부가 참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에게 더욱 재밌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압박으로 다가온 순간 재미가 없어지더라구요. 그 순간부터 상위권이던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구요.

현장에서 20명 가까운 아이들을 1년 동안 지켜본 박금 선생님은 서울대 친구들을 만나며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언제, 얼마나 했는지는 사람마다 달랐지만, 새로운 걸 배울 때 즐거워하고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 어릴 때부터 학습지를 많이 시키다 보면 실패만 맛보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제가 어릴 때 공부를 재밌어 하다가 중학교 때 억지로 공부를 시키고 암기를 시키는 담임 선생님을 만났던 적이 있어요. 그 선생님은 매일 지문을 외우지 않으면 줄을 서게하고 매를 들었는데요. 지금 시대면 참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땐 꽤나 흔했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그 때 이후로 공부가 재밌는게 아니라 지루하고 억지로 해야하는 것이라고 느낀 것 같아요. 이미 중학생이였던 저 또한 그랬는데 어린 친구들에게 강요하면 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긴 합니다.

5세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발달 이론상 영아기와 유아기를 구분하는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부터 아이들은 자기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자기조절력(Self-regulation)이란 배고파도 식사 시간까지 기다리거나, 놀고 싶어도 정리 시간에 정리하는 것처럼 자신의 즉각적인 욕구를 참아내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조절의 힘이 바로 학업 성취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출처: 한국아동학회).

제가 집에서 아이와 함께 단어를 찾아 똑같이 쓰는 놀이를 해봤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공부이고 한글을 찾고, 쓰는 과정까지 있는데 불구하고 함께 하면 키득거리면서 정말 잘합니다. 그런데 "혼자 한번 학습지대로 써봐"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고 재미없어하고 멋대로 선을 그어버립니다. 이게 저희 아이가 제 얘길 듣기 싫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책과 영상을 보니 바로 5세 아이들의 특성이란걸 알았어요. 아직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신나는 나이인 거죠. 정말 육아란 끝이 없네요.

긍정적인 공부 정서를 만드는 실전 방법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에게 좋은 공부 정서를 심어줄 수 있을까요? 박금 선생님이 제시한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바로 일상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물컵을 떨어뜨렸을 때, 대부분의 부모는 "또 쏟았어. 조심하라고 했잖아"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때 "그럼 우리 이제 어떻게 할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스스로 휴지를 가져오거나 걸레로 닦는 해결책을 찾아봅니다.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공부 정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는 이 방법을 직접 실천해봤는데, 처음엔 답답했습니다. 제가 빨리 닦는 게 훨씬 빠르니까요. 하지만 기다려주니 아이가 물티슈로 안 닦이면 휴지로, 휴지로도 안 되면 걸레로 바꿔가며 스스로 해결하더라고요. 이게 바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과정이었습니다. 기다려야하는 과정은 참으로 속이 터지기도 하지만 아이가 나름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대견하고 재밌기도 하더라구요. 문제는 원하지 않는데서도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어서 속이 터지긴 합니다. 뜨거운 오븐에서 다 된 요리를 꺼내려고 한 적도 있어요. 서서히 알아가는거겠죠.

실제로 공부 정서가 잘 형성된 아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 문제를 만났을 때 외부에 답을 구하지 않고 자기 안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집에서 경험한 걸 다시 유치원으로 가져온다
  • 선생님 질문에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반대로 부정적인 공부 정서를 가진 아이들은 "몰라요"를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자기가 생각해서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답을 계속 기다리는 거죠.

그리고 질문 방식도 중요합니다. "이게 뭐야?"처럼 팩트만 확인하는 질문보다는, "너는 이게 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처럼 아이의 사고 과정을 끌어내는 질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저도 요즘 아이에게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럼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은 질문을 자주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서 왜 하늘은 하늘색이지라는 질문을 하면 '너는 왜 하늘색이라고 생각해?' 식으로 물어봅니다. 이 방법이 꽤 좋은게 그 질문을 하는 사이에 AI에게 질문을 할 시간을 벌 수도 있어요.

책 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앞에서부터 한 글자씩 읽게 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서 제목 글자 수가 제일 많은 책 찾아볼까?" "사람이 제일 많이 나오는 페이지는 어디일까?" 이렇게 책과 친숙해지는 시간을 먼저 가지면 아이가 훨씬 흥미를 보인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책을 이미 좋아하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찾는다던가, 바깥놀이를 하고나서 도토리를 발견했으면 오늘은 도토리와 관련된 책을 꺼내오자 라고 하면 아이가 재밌게 꺼내고온 합니다.

물론 집에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저도 매일 조급함과 싸웁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한글 몇 자, 숫자 몇 개보다 중요한 건 이 아이가 앞으로 12년간 이어질 학습 마라톤을 즐겁게 완주할 수 있는 체력과 마음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매 시기가 중요한 시기라 참 부모된 입장이 힘들긴 하네요.

결국 5세 공부 정서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을 얼마나 즐기느냐'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학습지보다는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함께 찾아보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격려하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경험을 많이 쌓아주려고 합니다. 옆집 아이가 100까지 읽으면 또 흔들리긴 하겠지만 책을 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아이가 뭔가 어려워할 때 바로 답을 주지 말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한 번 물어보세요. 그 작은 질문 하나가 아이의 공부 정서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WLJzQhOpM0